시작은 그냥 메모장 대신 쓸 거 하나 찾는 정도였다
처음 Notepad++를 다시 깔았던 건 되게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로그 파일 잠깐 열어보거나, 설정 파일 한두 줄 수정할 때마다 기본 메모장을 쓰는 게 은근히 답답했기 때문이다.
VS Code를 켜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면 맞는 말인데, 그건 또 실행하고 프로젝트 문맥까지 따라오는 느낌이 있어서, 정말 잠깐 볼 때는 오히려 과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 써봤던 Notepad++를 다시 꺼냈다.
딱 기대한 건 두 가지였다. 빨리 열릴 것, 그리고 txt 말고도 ini나 json, sql 같은 파일을 볼 때 덜 괴롭을 것.
처음엔 진짜 그 정도만 생각했다. 가볍고 빠른 편집기 하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막상 다시 써보니까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진 건, 그냥 실행 속도 때문만은 아니었다.
탭 여러 개 띄워두고 왔다 갔다 하는 흐름이 꽤 자연스러웠고, 구문 강조가 기본만으로도 생각보다 많이 커버됐다.
이쯤에서 약간 생각이 바뀌었다. 이건 메모장 대체용 정도가 아니라, 애매한 작업을 처리하는 중간 지대 도구로 괜찮겠는데 싶었다.
처음 막힌 건 인코딩이었다
그런데 바로 순조롭게 간 건 아니었다.
제일 먼저 부딪힌 게 인코딩 문제였다. 예전 시스템에서 뽑은 로그 파일 하나를 열었는데 한글이 전부 깨져 보였다.
처음엔 파일 자체가 깨진 줄 알고 좀 당황했다. 저장 원본이 잘못된 건가 싶어서 다른 프로그램으로도 열어봤는데 거기서는 또 얼추 읽혔다.
여기서 한 번 괜히 돌아갔다.
처음엔 Notepad++가 자동 감지를 해줄 줄 알고 별생각 없이 다시 열고, 다른 파일도 열어보고, 플러그인 쪽까지 잠깐 봤다.
나중에 보니까 그냥 인코딩 메뉴에서 UTF-8이 아니라 ANSI 계열이나 EUC-KR 쪽으로 바꿔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너무 기본적인 데서 한 번 막힌 셈이다.
이때 좀 느낀 게, Notepad++가 가볍고 빨라서 아무 생각 없이 열기 좋긴 한데, 반대로 파일 상태를 사용자가 조금 더 직접 신경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 편집기들은 알아서 맞춰주는 척을 꽤 많이 하는데, 여기서는 그게 덜하다. 대신 뭐가 문제인지 눈에 보이는 편이다.
실무에서는 이게 오히려 장점일 때도 있다. 특히 오래된 서버 파일이나 운영 중인 설정 파일 만질 때는, 자동 변환이 과하게 들어가는 것보다 내가 인코딩을 확인하는 쪽이 덜 무섭다.
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파일은 수정 전에 다른 이름으로 한 번 저장해두는 게 낫다.
한글 깨진 상태에서 덮어써버리면 나중에 더 귀찮아진다. 이건 Notepad++ 때문이라기보다 텍스트 파일 작업할 때 늘 그렇다.
플러그인까지 가면 편할 줄 알았는데, 거기서 또 한 번 돌아갔다
조금 익숙해지니까 욕심이 생겼다.
단순 편집만 하지 말고, 자주 하는 정리 작업도 여기서 끝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JSON 보기 좋게 정리하거나, 비교 작업 좀 더 편하게 하거나, 서버 파일을 바로 열고 저장하는 식이다.
그래서 플러그인을 몇 개 붙여봤는데, 여기서 두 번째 시행착오가 나왔다.
처음에는 많이 붙일수록 좋을 줄 알았다. 플러그인 관리자 열어놓고 이름 익숙한 것들 몇 개 설치했는데, 막상 쓰는 건 많지 않았고 메뉴만 복잡해졌다.
특히 비슷한 기능이 겹치기 시작하면 어느 메뉴에 뭐가 있는지 순간 헷갈린다. 가벼운 맛으로 쓰려던 게 조금 흐려졌다.
제일 애매했던 건 원격 파일 편집 쪽이었다.
FTP로 바로 열어서 수정하면 엄청 편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접속 정보 관리나 저장 타이밍이 은근 신경 쓰였다.
로컬에서 고쳐서 배포하는 흐름이 잡혀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사고 포인트가 늘어난다는 느낌도 있었다.
결국 여기서는 생각을 바꿨다.
Notepad++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자주 쓰는 것만 남기자 쪽으로 정리했다.
JSON 정리, 비교, 텍스트 가공 정도는 남겨두고, 원격 작업이나 배포에 가까운 건 다른 도구로 넘기는 게 맞았다.
비슷한 기능이라도 어디까지를 편집기에서 할지 선을 잡아두는 게 훨씬 덜 피곤했다.
로그 파일 볼 때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고, 코드 작업은 또 애매했다
써보면서 제일 만족도가 높았던 건 로그나 덤프성 텍스트를 볼 때였다.
수십 MB짜리 파일도 꽤 가볍게 열리고, 찾기/바꾸기 속도도 시원한 편이다.
특히 줄 끝 공백이나 줄바꿈, 탭 같은 게 눈에 보여야 할 때는 기본 메모장보다 훨씬 낫고, 무거운 IDE를 켤 이유도 없다.
반대로 코드 편집은 기대보다 선이 분명했다.
구문 강조나 자동 완성은 분명 도움이 되는데, 프로젝트 단위로 왔다 갔다 하거나 심볼 찾기, 타입 추적, 확장 기반 개발 경험 같은 걸 기대하면 바로 한계가 보인다.
그러니까 이걸 메인 개발 도구로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코드 파일을 재빨리 고치고 확인하는 용도로 보는 게 더 맞았다.
이 지점이 좀 재밌었다.
처음에는 “무료고 빠르고 기능도 많다는데, 이걸로 꽤 많은 걸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 대체라기보다 보완에 가까웠다. VS Code나 JetBrains 계열이 잘하는 건 따로 있고, Notepad++가 압도적으로 편한 순간도 따로 있다.
예를 들어 설정 파일 여러 개 비교하면서 특정 키값만 일괄 수정하는 건 여기서 훨씬 손이 빨랐다.
반대로 구조를 많이 타는 코드 수정이나 리팩터링은 다른 도구가 낫다.
이 기준이 생기고 나서는 괜히 도구 하나로 다 해결하려는 집착이 좀 줄었다.
찾기/바꾸기 하나로 끝날 줄 알았는데 정규식에서 잠깐 멈췄다
실제로 문제를 풀어가는 느낌이 제일 있었던 건 대량 치환할 때였다.
서버 설정 파일 여러 개에서 비슷한 패턴을 바꿔야 했는데, 처음에는 일반 찾기/바꾸기로도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줄마다 값이 조금씩 달라서 단순 문자열 치환으로는 안 맞았다.
여기서 한 번 멈췄다.
손으로 하나씩 바꾸자니 실수할 것 같고, 스크립트를 따로 짜자니 작업 자체가 너무 작았다.
애매한 순간이었다. 이럴 때 괜히 시간이 더 오래 간다.
그래서 Notepad++ 정규식 바꾸기를 다시 건드려봤다.
평소에 자주 쓰는 편은 아니라 처음엔 캡처 그룹을 헷갈려서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다.
괄호 하나 잘못 잡아서 줄 전체가 이상하게 바뀌는 바람에 바로 되돌리기도 했다. 이게 세 번째라고 해도 될 정도의 작은 실패였다.
다행히 여기서는 해결 흐름이 좀 보였다.
샘플 몇 줄만 따로 복사해서 새 탭에서 먼저 테스트하고, 거기서 패턴 맞춘 다음 원본에 적용했다.
이렇게 하니까 훨씬 덜 무서웠고, 실제 작업 시간도 줄었다.
결과적으로는 스크립트까지 안 가고 편집기 안에서 끝냈는데, 이런 종류의 일은 Notepad++가 진짜 강하다.
짧게 기준을 말하면,
파일 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텍스트 패턴이 눈에 보이는 작업은 여기서 하는 게 빠르다.
반대로 규칙이 자주 바뀌거나 검증까지 필요한 작업이면 스크립트로 빼는 게 낫다.
처음엔 이 선을 잘 못 잡아서 괜히 편집기로 버티다가 시간을 쓰기도 했다.
다중 커서나 열 편집은 자주 안 쓸 줄 알았는데, 가끔 아주 세게 도움 됐다
원래는 이런 기능을 거의 안 썼다.
다중 커서도 그렇고 열 단위 편집도 괜히 고급 기능처럼 느껴져서, 그냥 줄바꿈 복붙으로 해결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반복되는 접두어 붙이기나 쉼표 정리 같은 걸 하다 보니, 손으로 하는 게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축키가 익숙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꼬였다.
선택 범위가 생각한 대로 안 잡히고, 같은 줄 길이가 아니면 모양이 틀어져서 바로 포기할 뻔했다.
이것도 기능 자체에서 막힌 경우에 가깝다. 있는 기능인데 내가 정확히 못 써서 답답한 상황.
그래도 몇 번 해보니까 감이 왔다.
특히 컬럼 형태로 붙어 있는 데이터에서 앞부분만 잘라내거나, 여러 줄 맨 뒤에 같은 문자열을 붙일 때는 진짜 빠르다.
엑셀로 가져갔다가 다시 빼는 것보다 덜 번거로울 때도 있다.
물론 모든 표 형태 데이터에 좋은 건 아니다.
탭과 공백이 섞여 있으면 보기와 실제 칸이 달라서 틀어질 수 있고, CSV처럼 구분자가 애매한 건 차라리 전용 도구가 낫다.
이런 건 써보면서 알게 됐다. 기능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편한 건 또 다르다.
비교 작업에서는 의외로 마음이 편했다
업무하다 보면 “뭐가 달라졌는지”만 빨리 확인하고 싶은 순간이 많다.
설정 파일 두 개, SQL 수정 전후, 배포 전 임시 백업본이랑 현재 파일 비교 같은 것들.
이런 건 큰 툴보다 오히려 가벼운 비교가 더 마음 편할 때가 있다.
Notepad++에서 비교 관련 기능을 붙여서 써보니까, 적어도 텍스트 기준 차이를 보는 데는 꽤 만족스러웠다.
복잡한 머지나 브랜치 개념 없이 그냥 줄 단위로 차이를 보는 작업은 훨씬 직관적이었다.
Git 도구로도 당연히 가능하지만, 저장소 밖에 있는 파일까지 빠르게 보는 건 또 다른 감각이다.
다만 여기서도 완벽하다고 보긴 어려웠다.
공백 차이나 줄바꿈 차이 때문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때가 있었고, 파일 구조가 커질수록 시각적으로 피곤해지는 경우도 있다.
짧은 비교는 좋지만, 리뷰 성격이 강한 작업은 다른 도구가 낫다.
그래도 “지금 당장 뭐가 달라졌는지 보자” 수준에서는 자주 손이 갔다.
특히 운영 파일 만질 때 백업본 하나 남겨두고 비교해보는 습관이 붙었는데, 이건 꽤 실무적으로 도움이 됐다.
한 줄 잘못 건드린 걸 나중에 찾는 것보다, 수정 직후 비교하는 게 훨씬 싸게 먹힌다.
계속 쓰게 된 이유는 대단한 기능보다 애매한 순간을 잘 받아줘서였다
한동안 써보니 결국 남는 건 화려한 기능이 아니라 진입 장벽이었다.
빨리 뜨고, 파일 하나 툭 열어서 보고 닫기 좋고, 필요하면 조금 더 깊게 들어갈 수도 있다.
이게 생각보다 크다. 업무 중간중간 흐름을 덜 끊는다.
특히 IDE를 켜기엔 무겁고, 기본 메모장은 너무 단순한 그 사이 구간에서 자주 쓰게 됐다.
로그 확인, 설정 파일 수정, 대량 치환, 깨진 인코딩 확인, 임시 메모, 비교 작업.
하나하나는 작아 보이는데 실제로는 이런 자잘한 일이 계속 나온다.
반대로 아직도 애매한 부분은 분명 있다.
플러그인을 어디까지 붙일지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것 같고, 오래된 환경 파일 다룰 때는 편한 만큼 조심할 것도 많다.
그리고 개발 메인 툴로 쓰기에는 확실히 선이 있다. 그걸 넘어서 기대하면 금방 답답해진다.
그래도 예전처럼 “그냥 가벼운 편집기” 정도로만 보지는 않게 됐다.
잘 맞는 자리에서는 꽤 믿을 만했고, 안 맞는 자리에서는 빨리 물러나는 게 중요했다.
결국 도구가 좋다기보다, 어디에 써야 덜 고생하는지 감이 생긴 게 제일 컸던 것 같다.
아직도 가끔은 다른 편집기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
뭘 주력으로 쓰느냐보다, 이런 애매한 작업을 어떤 도구로 처리하느냐가 실제 체감에는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방법으로 더 편하게 쓰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 같고, 비슷하게 써본 사람 있으면 어디까지 붙여서 쓰는지 좀 궁금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