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컴퓨터와의 화해 시도, IOBit Driver Booster를 붙잡고 씨름했던 며칠간의 기록

시작은 아주 사소한 짜증으로부터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장치 관리자를 여는 것 자체를 혐오한다. 그 노란색 느낌표가 떠 있는 걸 보는 순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컴퓨터 소리가 가끔 찢어지듯 들리더니 급기야 어제는 아예 먹통이 됐다. 재부팅을 하면 잠깐 돌아오다가도 유튜브 영상 하나만 보면 다시 묵묵부답. 인터넷을 뒤져보니 십중팔구 드라이버 문제란다. 직접 해결해보겠다고 메인보드 제조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내 모델명을 찾는 것부터 고역이었다. 비슷한 이름은 왜 이렇게 많은지, 겨우 찾아서 내려받은 파일은 설치 중에 ‘호환되지 않는 하드웨어’라는 메시지를 뱉어냈다. 첫 번째 실패였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한 시간을 허비하고 나니, 그냥 다 포기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소리 없는 컴퓨터로 주말을 보낼 수는 없었기에, 반쯤 포기하는 심정으로 ‘자동 드라이버 업데이트’ 툴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Driver Booster와의 첫 만남과 예상치 못한 벽

그렇게 만난 게 IOBit Driver Booster였다. 설치는 의외로 간단했다. 실행하자마자 화면 중앙에 커다랗게 박힌 ‘검사’ 버튼이 나를 반겼다. 누르자마자 내 컴퓨터의 구석구석을 훑기 시작하는데, 세상에. 업데이트가 안 된 드라이버가 20개가 넘는단다. 350만 개가 넘는 데이터베이스를 갖췄다더니 정말 듣지도 보지도 못한 칩셋 드라이버들까지 줄줄이 소환됐다. ‘이걸 다 수동으로 하려고 했다니…’ 하는 안도감도 잠시, 전체 업데이트 버튼을 누르자마자 두 번째 실패, 아니 정확히 말하면 판단의 실수가 찾아왔다. 무료 버전을 쓰고 있다는 걸 간과한 것이다. 속도가 너무 느렸다. 한두 개도 아니고 20개를 이 속도로 받다가는 내일 아침에나 끝날 기세였다. 중간에 취소할까 고민했지만, 이미 몇몇 드라이버는 설치 단계로 넘어가 버린 상태였다. 여기서 멈추면 시스템이 꼬일 것 같다는 공포감이 엄습했다. 결국 나는 모니터를 켜둔 채 거실로 나가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다. 효율을 찾으려다 오히려 시간을 더 지루하게 써버린 셈이다.

네트워크가 끊긴 절망적인 순간, 그리고 우회로

가장 큰 위기는 드라이버 설치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터졌다.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건드린 모양인지 갑자기 인터넷 연결이 끊겨버린 것이다. 드라이버를 내려받아야 업데이트를 완료하는데 인터넷이 안 되니 프로그램은 오류를 뿜어냈다. ‘아, 망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스마트폰으로 해결 방법을 찾다가 이 프로그램 안에 ‘오프라인 드라이버 업데이트’라는 기능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문제는 이걸 쓰려면 다른 컴퓨터에서 미리 드라이버를 받아와야 한다는 점이었다. 집에 노트북이 한 대 더 있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피시방까지 뛰어가야 할 판이었다.

여기서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시스템을 이전 지점으로 복구할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나는 후자를 택했다. 노트북으로 필요한 파일을 옮겨와 오프라인 업데이트 기능을 실행했다. 사실 이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USB를 인식시켰는데도 프로그램이 파일을 바로 찾지 못해 경로를 수동으로 지정해줘야 했고, 그 와중에 마우스 커서가 뚝뚝 끊기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식은땀이 났다. 하지만 십여 분의 사투 끝에 인터넷 연결이 다시 살아났을 때의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문제는 해결됐지만, 과정은 결코 ‘원클릭’만큼 우아하지 않았다.

윈도우 업데이트 vs 제조사 도구 vs Driver Booster

사실 윈도우 자체 업데이트 기능만 잘 써도 웬만한 건 해결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윈도우는 너무 보수적이다. 안정성을 핑계로 아주 오래된 버전만 잡아주거나, 아예 못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대로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개별 유틸리티들은 너무 무겁다. MSI, ASUS 같은 제조사 프로그램을 깔면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모니터링 툴까지 잔뜩 깔려서 컴퓨터가 더 지저분해지는 기분이 든다.

Driver Booster는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윈도우보다는 공격적으로 최신 버전을 찾아주고, 제조사 도구보다는 가볍다. 특히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 ‘게임 구성 요소’까지 챙겨주는 건 확실히 편하다. 최신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를 깔고 나서 프레임이 미묘하게 안정된 느낌을 받았는데, 이게 플라시보 효과인지 실제 성능 향상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FPS 게임을 할 때 가끔 발생하던 끊김 현상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게임 부스트’ 기능을 켜면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를 정리해주는데, 사양이 넉넉한 컴퓨터라면 별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나처럼 조금 연식이 된 PC를 쓰는 사람에겐 한 줄기 빛 같은 기능이다.

편안함 뒤에 숨은 애매한 불안들

모든 게 해결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여전히 찜찜한 구석은 남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체 화면으로 작업하거나 게임을 할 때 알림을 띄우지 않는 설정이 있어서 방해받지 않는 건 참 좋다. 하지만 가끔 백그라운드에서 지맘대로 업데이트를 예약해두거나 권장하는 드라이버들이 정말 내 컴퓨터에 최적화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지울 수 없다. 실제로 업데이트 이후에 블루스크린까지는 아니더라도 부팅 속도가 아주 약간 느려진 듯한 기분이 든다.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켜두면 신경 안 써도 되니 편하긴 하겠지만, 나는 결국 그 기능을 꺼두기로 했다. 한 번 크게 데이고 나니, 드라이버는 내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하나씩 확인하며 올리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데이터베이스가 아무리 방대해도 내 특수한 하드웨어 환경을 100% 이해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어떤 상황에서는 최고의 해결사지만, 운이 없으면 시스템을 복구 지점까지 되돌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안겨주는 도구다. 결국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그저 이전보다 조금 더 편해졌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언제 다시 소리가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한쪽에 밀어둔 채 오늘도 전원을 켠다. 다음엔 또 어떤 드라이버가 나를 괴롭힐지, 그때는 이 녀석이 제대로 작동해줄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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